어른이 돼서도 주의가 산만하다면, 성인 ADHD가 생기는 원인에 대해 알아보자.

성인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는 단순히 어린 시절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성인까지 이어질 수 있는 신경 발달 장애입니다. ADHD는 주로 학령기 아동에게서 진단되지만, 성인에게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성인 ADHD는 삶의 여러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직업, 대인관계, 학업 성취 등에서의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인 ADHD의 정확한 원인과 발생 기전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성인 ADHD의 발생 원인에 대해 전문가적인 시각으로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현재 연구되고 있는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성인 ADHD는 단일 원인으로 설명될 수 없는 복잡한 신경 발달 장애입니다.

 

유전적 요인

성인 ADHD의 가장 강력한 원인 중 하나로 유전적 요인이 꼽힙니다. 연구에 따르면, ADHD는 상당히 유전적인 요소가 강한 장애로, 가족력과의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ADHD를 가진 부모나 형제를 둔 경우, 그 자녀나 형제 역시 ADHD를 앓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여러 쌍둥이 연구에 따르면,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ADHD가 동시에 발병할 확률은 약 70%에 달하며, 이란성 쌍둥이의 경우에는 약 30% 정도로 나타납니다. 이는 ADHD의 발병에 유전적 요인이 강하게 작용함을 시사하는 증거입니다.

 

이러한 유전적 요인에는 여러 유전자 변이가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도파민(Dopamine) 신경전달 물질의 대사와 관련된 유전자들이 ADHD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도파민은 뇌의 보상 시스템과 집중력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로, ADHD 환자들은 도파민의 분비와 재흡수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그 기능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유전자들로는 도파민 수용체 유전자(DRD4)와 도파민 운반체 유전자(DAT1)가 있습니다. 이 유전자들은 ADHD의 발병 가능성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뇌 구조와 기능적 이상

성인 ADHD는 뇌의 특정 부위의 구조적, 기능적 이상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ADHD를 가진 사람들의 뇌를 연구한 결과, 전두엽(Prefrontal Cortex), 기저핵(Basal Ganglia), 소뇌(Cerebellum)와 같은 뇌 부위의 크기와 활동성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전두엽은 집중력, 계획 수립, 충동 억제, 문제 해결과 같은 고차원적인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로, ADHD 환자들은 이 부위의 활동성이 낮거나 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전두엽과 관련된 실행 기능(executive function)의 결함도 ADHD의 주요 증상 중 하나로 꼽힙니다. 실행 기능은 목표 지향적인 행동을 계획하고 조정하는데 필수적인 기능으로, 이러한 기능이 저하되면 충동 조절이 어려워지고, 계획을 세우거나 집중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이 외에도, ADHD 환자들은 뇌에서 특정 신경 네트워크의 연결성이 부족하거나 비정상적인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이는 특히 전두엽과 기저핵 사이의 신경 경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환경적 요인

성인 ADHD의 발생에는 유전적 요인 외에도 환경적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임신 중이나 출생 후 초기 발달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환경적 스트레스 요인이 ADHD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환경적 요인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임신 중 흡연 및 음주: 임신 중 어머니가 흡연을 하거나 과도한 음주를 한 경우, 태아의 신경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ADHD의 발병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특히, 흡연에 포함된 니코틴은 태아의 뇌 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주의력 결핍 및 충동 조절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출생 시 저체중 및 조산: 저체중 출생이나 조산아의 경우, 정상적으로 태어난 아이들에 비해 ADHD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출생 시 신경 발달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성장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로, 이러한 신경 발달의 결함이 이후 ADHD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 중금속 및 독성 물질 노출: 환경에서의 중금속이나 기타 독성 물질에 대한 노출도 ADHD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납, 수은 등의 중금속은 신경 발달에 해로운 영향을 미쳐 ADHD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과거 연구에 따르면, 어린 시절 납에 노출된 경우 ADHD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경전달물질 불균형

신경전달물질은 뇌의 신경 세포들 간의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며, ADHD의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도파민(Dopamine)과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이라는 두 가지 신경전달물질이 ADHD의 주요 신경 생리학적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 도파민 결핍: 도파민은 보상 체계와 동기 부여, 그리고 집중력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ADHD 환자들의 경우, 도파민 신경회로에서의 불균형으로 인해 집중력 부족, 과잉 행동, 충동성 같은 ADHD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도파민 수용체의 민감도 저하나 도파민 분비량의 감소는 ADHD 환자들의 뇌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징입니다.
• 노르에피네프린의 역할: 노르에피네프린은 주의력 유지와 기억력, 그리고 학습 능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입니다. ADHD 환자들은 노르에피네프린의 분비량이 낮거나, 이 신경전달물질이 적절하게 기능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ADHD 증상 중 주의력 부족과 깊은 관련이 있으며, 특히 학업 성취나 직업적 능력 발휘에 큰 장애가 될 수 있습니다.

 

심리사회적 요인

마지막으로, 심리사회적 요인 역시 성인 ADHD의 발병 및 악화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ADHD는 단순히 생물학적 요인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복잡한 질환으로, 환경적 스트레스, 부모의 양육 방식, 사회적 지지 체계의 부족 등이 모두 ADHD 증상을 강화하거나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 어린 시절의 스트레스: 가정 내 불안정한 환경, 정서적 학대, 학교에서의 괴롭힘 등과 같은 스트레스 요인은 ADHD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며, 이미 ADHD를 앓고 있는 경우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들은 충동 조절이 어려워지고, 주의 집중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 양육 방식: 부모의 양육 방식 또한 ADHD 증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일관성이 부족한 양육, 과도한 비판이나 체벌, 부모의 정서적 지원 부족 등이 아이들의 뇌 발달과 행동 조절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결론

성인 ADHD는 단일 원인으로 설명될 수 없는 복잡한 신경 발달 장애입니다. 유전적 요인, 뇌의 구조적 및 기능적 이상,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환경적 요인, 그리고 심리사회적 요인들이 상호작용하여 ADHD가 발병하고 악화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복잡한 기전들을 고려할 때, 성인 ADHD의 치료 및 관리는 개별 환자의 특성에 맞춘 맞춤형 접근이 필요합니다.